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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대형병원 7곳, 고위험 임신부 수용 거부에 쌍둥이 1명 숨져

베가스조아 0 351 04.07 06:50

"받을 병원 없다" 4시간 허비 끝에 분당서울대병원 이송

3년 전 사후약방문격으로 만든 책임형 응급의료 체계도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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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임신부 이송 지연으로 쌍둥이 1명 사망 


대구에서 조산 증세를 보인 쌍둥이 임신부가 이송 병원을 찾지 못해 4시간가량을 헤매다 끝내 아이 한 명을 잃고 다른 한 명도 중태에 빠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역 내 고위험 분만 인프라 부족과 응급의료 이송체계의 한계가 복합적으로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대구시와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대구 동구 한 호텔에 머물던 임신 28주 차 미국인 산모 A(26)씨가 복통과 함께 조산 징후를 보였다. 

주한미군인 남편은 인근 산부인과에 연락했지만, 진료 이력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대학병원 방문을 권유받았고, 이후 증상이 악화하자 주한미군을 통해 다음 날 오전 1시 39분께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해 산모를 구급차에 태웠지만, 대구 지역 대형 병원 7곳이 산부인과 전문의 부재나 신생아 중환자실 병상 부족 등을 이유로 수용이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같은 날 오전 2시 44분께 A씨 남편이 직접 차량을 운전해 평소 진료병원인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혼선은 이동 과정에서 이어졌다. 경남 밀양에 거주하던 A씨 시어머니가 119와 연락을 이어가며 이송 가능 병원을 찾았다.

이 과정에 A씨 시어머니는 119소방당국에 헬기 이송을 요구하기도 했으나, 소방당국은 헬기 이착륙·재이송 시간과 기압 변화와 진동이 태아 상태를 악화시킬 우려 등을 고려해 이를 보류했다. 

A씨 부부는 경북 구미 선산IC 인근 휴게소에서 다시 119구급대를 만났지만, 환자 정보 전달과 이송 방향을 둘러싼 혼란으로 이송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북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제반 사정을 인지하지 못한 구급대가 "대구 쪽으로 병원을 알아보겠다"고 하자, 남편이 직접 이동하겠다며 3분 만에 현장을 떠나 활력 징후를 측정할 시간조차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북도소방본부 119상황실은 대전 충남대병원과 을지대병원, 천안 순천향대병원 등에 수용 가능 여부를 문의했지만 모두 수용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아 해당 내용을 환자 측에 전달했다.

이후 충북 음성 감곡IC에서 다시 119구급차를 만나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이 이뤄졌다.

당시 임신부는 이미 양수가 터지고 혈압 저하가 나타난 상태로 기록됐다.

A씨는 최초 신고 약 4시간 만인 오전 5시 35분께 병원에 도착해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다. 

쌍둥이 중 한 명은 저산소증으로 출생 직후 숨졌고, 다른 한 명은 뇌 손상을 입어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모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이번 사례를 두고 응급환자 수용 거부와 지역 간 의료 격차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의료계에서는 고위험 산모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과 인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병원들이 의료사고에 따른 법적 책임 부담을 우려해 환자 수용을 꺼리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초기 이송 단계에서의 대응 체계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대구에서는 지난 2023년 10대 응급환자가 병원을 전전하다 숨진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망사건 이후 이송 지연과 수용 거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책임형 응급의료 체계'가 도입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병원 수용 지연과 이송 혼선이 반복되면서 당시 도입된 응급의료 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119 중심 병원 지정·수용 체계가 사실상 무력화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이송 체계 개선 시범사업을 보완해 전국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족 측은 국가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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