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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물 안 먹고 파티도 안 가… 35년간 내게 엄격했다”

최고관리자 0 1298 2021.12.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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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35년이 지났어도 디바(diva)는 여전히 화제를 뿌리고 다닌다. 소프라노 조수미(59)는 지난 10월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초빙석학교수로 임명됐다. 국내 정상 성악가가 내년 1학기부터 과학 영재들에게 리더십을 강의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데뷔 35주년 기념 공연을 위해 최근 귀국한 조수미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과학기술이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인간애(humanity)가 깔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과학기술 분야에 몸담고 있는 분들에게도 감성적이고 문화적인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았다”고 했다. 지난 7일 입국한 그는 현재 자가 격리를 하느라 서울 숙소에 머물고 있다. 라틴어의 여신(女神)에서 유래한 ‘디바’는 여성 스타 성악가를 뜻한다.

조수미는 1986년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극장에서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의 주역으로 데뷔했다. 그 뒤 서른이 되기도 전에 세계 주요 오페라 극장 대부분에서 노래한 기록을 지니고 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힘든 직업을 뽑으라면 아마도 성악가가 ‘톱3′에 들어갈 것”이라며 “몸이 악기이다 보니 지켜야 할 것도 많다. 좋은 말로 하면 희생적이고, 한편으로는 굉장히 엄격하게 살았다”고 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세 가지 자기 관리 비결을 공개했다. 우선 “재미있는 것, 맛있는 것 등 남들이 다하는 것은 모두 자르고 살았다”고 했다. “항상 일찍 자고 일어나고, 감기에 안 걸리려고 노력했다. 여행을 많이 하기 때문에 몸을 위해서 늘 운동하고 스트레스 안 받으려고 즐겁게 살려고 애쓴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그가 경계하는 건 ‘매너리즘’이다. 조수미는 “‘나는 잘한다’거나 ‘나는 연습이 필요 없다’는 식의 자만심에 빠지지 않으려고 엄청 노력했다. 찬물도 마시면 안 되고 밤에 나가서 놀기도 거의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공연을 마친 뒤 파티에 참석한 적도 지난 35년간 한두 차례에 불과하다고 했다.

셋째로 그는 “내 목소리에 맞지 않는 역은 과감하게 거절했다”고 털어놓았다. 조수미는 화려한 고음을 자랑하는 콜로라투라(coloratura) 소프라노로 분류된다. 그는 “무리하게 성대를 잘못 썼다가 금방 무너지는 가수가 많기 때문에 제 목소리에 맞는 오페라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아무리 유명한 극장이라고 해도 내가 할 수 없는 역할, 무거운 목소리의 역할을 제안받았을 때는 아쉽고 아까워도 과감하게 ‘노(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역설적으로 ‘거절’이야말로 가수로서 장수 비결이었던 셈이다.

데뷔 35주년을 맞아서 조수미는 이탈리아 명문 실내악단인 이무지치 합주단과 비발디·헨델 등의 곡을 담은 바로크 음반을 발표했다. ‘룩스(Lux) 3570′이라는 음반 제목이 독특하다. ‘35′는 조수미의 데뷔 35주년, ‘70′은 이무지치의 창단 70주년을 뜻한다. 라틴어로 ‘빛’인 룩스는 프랑스 여성 작곡가 나디아 불랑제의 ‘영원한 빛(Lux Aeterna)’에서 가져왔다. 조수미는 “지금 세상에서 일어나는 팬데믹 속에서 많은 분이 위로받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희망적인 곡을 마지막으로 골랐다. 또 이탈리아 로마의 콜택시 이름이 ‘3570′이라는 점에도 착안했다”고 했다.

2년 뒤부터는 프랑스 파리 근교의 고성(古城)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도 개최할 예정이다. 그는 “후학 양성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깜짝 놀랄 만한(sensational) 콩쿠르가 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했다. 조수미 데뷔 35주년 공연은 오는 18~30일 서울과 부산·세종·음성·성남·천안·익산·인천 등 전국 여덟 도시에서 열린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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