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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참사' 지켜본 벤투의 조언…"단순 한두명의 탓 아냐"

베가스조아 0 175 07.01 07:32

탈락 확정된 뒤 연합뉴스와 화상 인터뷰…"원점에서 韓 축구 시스템 돌아봐야"

극복 과제로 '연속성 부재' 지적…"나 떠난 후 4년간 감독 4명 바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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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전 축구대표팀 감독 


한국 축구 사상 최악의 성적으로 조기 탈락한 이번 북중미 대회는 월드컵의 감동과 낭만 대신 쓰라린 물음표만 남겼다.

'캡틴' 손흥민(LAFC)을 필두로 '황금 세대'를 구축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허망하게 무너진 원인을 비롯해 세계 축구 흐름과의 격차, 향후 대표팀의 재건 방안 등 다각도로 짚어봐야 할 묵직한 질문들이 남았다.

과거를 거울삼아 현재의 위기를 짚어보고자, 4년간 지휘봉을 잡고 대한축구협회의 시스템과 선수단 분위기를 직접 경험했던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을 만나봤다.

대회 기간 한국의 조별리그 경기를 유심히 지켜봤다는 그는 한국의 탈락이 확정된 이후 연합뉴스와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이런 사태는 통상 한두 사람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이어 "아예 처음으로 돌아가 각자의 책임을 명확히 인정하고, 1부터 10까지 원점에서 다시 돌아보며 재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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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워하는 한국 선수들

홍명보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1승 2패로 48개국 중 34위에 자리해 32강 토너먼트 무대를 밟지 못한 채 초라하게 짐을 쌌다.

1차전에서는 체코를 상대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두며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개최국 멕시코에 0-1로 덜미를 잡힌 데 이어 한 수 아래로 여기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마저 0-1로 무릎을 꿇으며 일찍이 대회를 마감해야 했다.

벤투 전 감독은 "1차전 결과가 좋았기에 안팎의 기대가 더 커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나 역시 한국의 1차전 후반전 경기력을 매우 인상 깊게 봤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결과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지만, 축구에서 약팀이라 여겼던 팀이 강팀을 꺾는 이변은 종종 벌어진다. 이번에는 한국이 그 이변을 겪었을 뿐이고, 핵심은 이 실패를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지에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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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 '우리가 포르투갈 잡은 거야?'

그의 조언은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성과와 맞물려 더욱 묵직하게 다가온다. 

2018년 9월 한국 지휘봉을 잡았던 벤투 전 감독은 약 4년의 여정을 뚝심 있게 지휘하며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뤄냈고, 재계약 없이 팀을 떠났다.

당시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 등 강호들과 한 조에 묶였던 한국은 물러서지 않는 주도적인 축구를 펼치며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1무 1패로 몰린 벼랑 끝 H조 최종전에서는 포르투갈을 2-1로 꺾는 기적으로 불굴의 투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4년 전과 지금, 무엇이 이토록 달랐던 걸까. 

벤투 전 감독은 홍명보 감독 체제의 축구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는 피하면서도 한국 축구가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일관성'을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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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도하의 기적을 재현하다

그는 4년 전 16강 진출의 큰 동력 중 하나로 "힘든 상황에서도 감독과 코치진, 선수단 사이에 자리 잡고 있던 굳건한 믿음"을 꼽았다.

벤투 전 감독은 "처음 부임했을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다 함께 팀 고유의 전술적 색깔을 확립하고, 서로를 이끌어가는 방식을 만드는 것이었다"며 "선수단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체계를 다지고, 선수들이 스스로와 그 과정을 믿게 만드는 작업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당시에도 숱한 위기와 어려운 순간들을 겪어야 했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조별리그 마지막 포르투갈전을 앞둔 벼랑 끝 상황에서도 저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되짚었다. 

아울러 벤투 전 감독은 '원팀'으로서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절대적인 시간의 차이도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2결산] 연합뉴스 선정 10대 국내뉴스- 기적의 드라마 쓴 축구 대표팀
[2022결산] 연합뉴스 선정 10대 국내뉴스- 기적의 드라마 쓴 축구 대표팀


벤투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직후부터 패스워크를 바탕으로 공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주도하는, 이른바 '빌드업 축구'를 대표팀에 이식하기 시작했다. 

대표팀의 체질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위기는 계속 찾아왔지만, 그는 부임 초기부터 4년 내내 다져온 전술적 틀을 흔들림 없이 유지했다.

일관된 전술 기조 속에서 '벤투표 축구'는 서서히 완성도를 높여갔고, 월드컵이라는 가장 큰 무대에서 마침내 진가를 발휘했다.

벤투 전 감독은 "나는 4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한 팀을 온전히 지휘할 수 있었지만, 내가 떠난 뒤 한국은 대행을 포함해 4년 동안 무려 4명의 사령탑을 거쳤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한축구협회가 앞으로의 행보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한 번쯤 짚어봤으면 하는 부분"이라며 "감독이 선수들과 신뢰를 쌓고 그들의 장점을 극대화해 확고한 경기 방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협회 이사회나 수뇌부 등 내부적으로 많은 변화가 뒤따를 것이라는 점을 안다"면서 "하지만 내 생각에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이것이다. 한국 축구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본인의 역할과 책임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진심 어린 당부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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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지으며 떠나는 벤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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