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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은 추가 청구, 마트는 구매 제한… ‘에그플레이션’ 몸살 앓는 미국

최고관리자 0 799 2025.02.13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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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미국 뉴욕주 메릭에 있는 식료품 체인 트레이더조스 매장 내 진열대에 '계란 구매량을 12개들이 한 상자로 제한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메릭=로이터 연합뉴스


‘계란 품귀’에 가격 치솟고 도난까지

조류독감 퍼져 산란계 15% ‘살처분’

고물가 견인… 통화정책에까지 여파


#1. 국내 매장만 1,900개에 달하는 미국 식당 프랜차이즈 와플하우스는 지난 3일(현지시간) 메뉴에 계란이 한 개 더 들어갈 때마다 50센트(약 700원)를 추가 청구하기 시작했다. 텍사스주(州)에 매장 3곳을 운영하는 미국 버거 레스토랑 스톰스드라이브인은 지난달 중순부터 타코와 프렌치토스트에 쓰인 계란값으로 개당 30센트(약 400원)를 더 받는다.

#2. 12일 현재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한 번 방문으로 구매 가능한 계란 수량을 60개들이 두 상자로 제한하고 있다. 미국 식료품 체인 트레이더조스 일부 매장에선 계란 12개들이 한 상자만 살 수 있다. 최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수송 트럭 내 계란 약 10만 개가 송두리째 도난당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미국이 계란값 폭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계란 품귀 사태 때문인데, 급기야 물가지표는 물론 국가 경제 정책에도 큰 영향을 주는 변수로 떠올랐다. 

계란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합성어인 이른바 ‘에그플레이션(eggflation)’이다.

12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내 12개들이 A등급 대란(大卵)의 평균 소매 가격은 4.95달러(약 7,200원)로, 전월 대비 15.2% 급등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3%나 올랐다. 이전 최고 가격인 2023년 1월 4.82달러(약 7,000원)도 넘어섰다. 1월 계란값 상승률은 월간 기준으로 2015년 6월 이후 근 20년 만에 가장 가팔랐다. 가정 내 식품 물가 상승분 3분의 2에 기여했다는 게 노동부 설명이다.

핵심 배경은 조류독감(조류인플루엔자) 재유행이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한 달간 산란계 1,320만 마리가 살처분됐고, 지난달에는 1,400만 마리로 더 많아졌다. 


최근 4개월 동안 미국 농장주들이 잃은 암탉 수는 4,600만 마리인데, 미국 내 3억400만 마리의 15%에 해당한다. 계란 가격을 대폭 끌어올렸던 2022년 당시 유행보다 상황이 심각하다. 글로벌 상품가격정보서비스업체 엑스파나의 계란 부문 편집장 카린 리스폴리는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세가 누그러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에그플레이션이 더 맹렬한 기세로 돌아왔다”고 진단했다.


강력한 에그플레이션의 여파는 경제 정책에까지 미치는 모습이다. 이날 발표된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연간 상승률(3.0%)은 지난해 6월(3.0%) 이후 7개월 만에 3%대로 다시 올라섰는데, 주요 견인 요인으로 계란값이 꼽혔다. 연준의 연간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2%다.

다시 고개를 든 물가는 지난달 20일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는 이날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썼다. 몇 시간 뒤 연방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 출석을 앞두고 있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금리 인하는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을 줄이고 투자가 증시로 향하게 만든다. 연준은 미국 중앙은행이다. 물가와 고용의 균형을 목표로 통화 정책을 구사한다.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게 파월 의장 입장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감세·이민자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공산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오름세를 탄 물가상승률은 파월 의장에게 입장 고수 명분을 제공했다. 그는 이날 하원 청문회에서 “국민들은 연준이 계속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며 경제 상황에 근거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확신해도 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한마디’가 연준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이정혁 기자ⓒ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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