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범죄 민사재판’ 2심도 패소···배상금 500만달러 유지
E. 진 캐럴(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AFP연합뉴스
2심 재판부 “트럼프, 재심사유 입증 못 해”
트럼프 측 “마녀사냥…상소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30년 전 여성 작가에 대한 그의 성추행 혐의를 인정한 민사 재판 1심 결과를 뒤집으려 했으나 실패했다.
뉴욕 맨해튼 소재 연방고등법원은 30일(현지시간) 패션 잡지 ‘엘르’의 칼럼니스트였던 E. 진 캐럴이 트럼프 당선인을 상대로 낸 성범죄 피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트럼프 당선인에 500만달러(약 74억원)의 배상금 지급을 명령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재량권 남용 여부 검토 결과 트럼프 당선인은 문제가 제기된 판결에서 1심 법원이 오류를 범했음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재심을 보장받기 위해선 트럼프 당선인 측이 주장한 1심 재판의 오류가 그의 실질적 권리에 영향을 미쳤음을 입증해야 하는데, 트럼프 당선인 측이 이를 수행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 변호인단은 1심 재판이 부적절한 증인 진술 및 증거의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했다. 1심 재판 당시 미 주간지 ‘피플’의 기자였던 나타샤 스토이노프 등 또 다른 피해 여성들이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법정에 나와 진술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외설적 발언이 담긴 ‘액세스 할리우드’ 녹음파일도 증거물로 제시됐다.
트럼프 당선인 측 변호인단은 사건을 맡은 루이스 캐플런 판사가 사건과 무관한 증인 및 증거를 채택하는 잘못을 했다며 이 사건 재판을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만약 재판부가 재심을 허가하면 1심 평결 및 판결이 모두 무효가 되며 처음부터 다시 재판하게 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트럼프 당선인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캐럴은 1996년 뉴욕 맨해튼 백화점 탈의실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성폭행했다고 2019년 회고록을 통해 폭로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를 “회고록 판매를 노린 조작된 이야기”라고 주장하자 캐럴은 성폭행 및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성폭행 증거는 찾지 못했다면서도 트럼프 당선인이 캐럴을 성추행한 사실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1심 법원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500만 달러의 배상을 명령했다. 이 사건은 법원이 트럼프 당선인의 성범죄 책임을 인정한 첫 사례다. 트럼프 당선인은 캐럴이 별도로 제기한 명예훼손 위자료 지급소송 1심에서도 패소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여전히 캐럴을 알지 못하며 캐럴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성범죄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차기 백악관 공보국장으로 내정된 스티븐 청 트럼프 대선 캠프 대변인은 이날 “미국 국민은 사법제도의 정치 무기화를 즉각 중단하고, 민주당이 지원한 캐럴의 거짓말을 포함한 모든 마녀사냥을 신속히 기각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이 사건과 관련해 상소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캐럴 측 변호인은 이날 법원 판단에 대해 “당사자 양측 주장을 신중하게 고려해준 법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희진 기자 ⓒ 경향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