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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해결 못했는데…" 드디어 '미지의 문' 열린다

최고관리자 0 493 2025.01.26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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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 신약혁명


양자컴으로 항암 후보물질 발굴

미국 인실리코메디신 세계 첫 성과


양자컴퓨터를 신약 개발에 활용한 성과가 세계 최초로 나왔다. 100만 개가 넘는 화합물 속에서 최적의 항암 신약 후보를 몇 달 만에 추려낸 결과다. 양자컴퓨터가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바이오기업 인실리코메디신은 캐나다 토론토대와 협업해 양자컴퓨터로 항암제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22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췌장암, 폐암, 대장암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케이라스(KRAS)’ 단백질을 표적하는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냈다. 일반 슈퍼컴퓨터보다 100배 이상 빠른 양자컴퓨터(IBM 16큐비트 퀀텀 프로세서)로 110만여 개의 화합물을 분석한 결과다. KRAS 표적 신약은 1980년대부터 글로벌 제약사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대부분 실패한 분야다. 업계에서는 40여 년 묵은 난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이번 연구 결과로 신약 개발에서 양자컴퓨터의 진가가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자컴퓨터는 체내에서 일어나는 분자 수준의 변화를 계산하고 예측하는 데 최적화돼 있어 각종 불치병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를 주도한 알렉스 자보론코브 인실리코메디신 최고경영자(CEO)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양자컴퓨터와 접목해 이전에는 치료제 개발이 불가능하던 영역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양자컴이 불치병 잡는다…항암 '신약물질 찾기' 1만배 빨라졌다

미 인실리코메디신 첫 성과…양자컴 '사막서 바늘찾기' 최적


양자컴퓨터가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 인실리코메디신은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터를 활용해 개발한 1호 신약의 탄생을 예고했다. 독일 베링거인겔하임, 미국 모더나 등 대형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도 양자컴퓨팅을 통한 신약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상용화 전망이 엇갈리는 양자컴퓨터가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부터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자컴으로 110만 개 약물 추려내


인실리코메디신은 25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팀과 함께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케이라스(KRAS)’ 단백질을 표적하는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KRAS 단백질은 췌장암뿐 아니라 폐암, 대장암 발병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세계 제약사들이 관련 표적 신약 개발에 나섰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단백질 구조 자체가 독특해 꼭 맞게 결합하는 약물을 찾기 어려워서다. 글로벌 제약사 암젠이 ‘루마크라스’ 등 일부 변이(G12C) 치료제를 개발했지만 전체 환자의 46%를 차지하는 핵심 변이(G12D) 치료제는 전무했다. 인실리코메디신이 이번에 찾아낸 약물은 G12D뿐 아니라 모든 KRAS 단백질을 표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IBM의 16큐비트 퀀텀 프로세서를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 속도를 1만 배 이상 끌어올렸다. 기존에 알려진 데이터를 분석해 KRAS 단백질에 결합할 것으로 알려진 약물 650개와 AI로 제조해낸 가상 약물 25만 개 등 총 110만 개의 약물로 된 데이터 세트를 제작한 뒤 생성형 AI 모델을 학습시켰다. 이후 KRAS 표적 치료제로 개발할 최적의 후보물질 15개를 추렸다. 최종적으로는 실험 검증을 거쳐 2개 후보군이 나왔다. 이들 약물은 여러 변이를 가진 KRAS 단백질에도 강력하게 결합해 향후 항암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연구에 참여한 이고르 스태그랴르 캐나다 토론토대 분자유전학과 교수는 “(양자컴퓨터와 생성형 AI를 접목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 및 전임상(세포실험) 단계를 수년 단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후보물질의 실제 약효를 검증할 계획이다.


기존 AI 신약 개발의 한계 극복


양자컴퓨터는 AI와 함께 제약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디지털 프런티어’로 평가받는다. 체내에서 일어나는 분자 수준의 변화를 계산해 예측하는 데 최적화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양자컴퓨터는 복잡한 현상을 병렬 처리하는 데 특화돼 있다. 특히 신약 개발의 가장 초기 단계인 신약 후보물질 발굴 과정에서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평가된다.


신약 개발은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화합물 중 약효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하나의 물질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전통 신약 개발에서는 모두 실험으로 가능성을 검증했지만 AI 도입에 따라 이를 가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개발 속도도 최대 수천 배로 앞당겼다.


다만 물리적 한계가 분명히 있었다. AI 플랫폼의 정확도를 높이려면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시켜야 하는데 이를 감당할 하드웨어 인프라가 부족했다. 특히 소분자 약물보다 크기가 큰 단백질 의약품은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작업이 불가능에 가까웠다. 일례로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단백질 구조 예측 프로그램 ‘알파폴드’가 17만 개의 단백질 구조 데이터를 학습하는 데 슈퍼컴퓨터 120대 이상을 동원했는데도 몇 주가 걸렸다. 그간 AI 신약 개발을 표방한 기업들이 소분자에만 집중한 이유다.


단백질 의약품 개발에 물꼬


양자컴퓨터 기술 발전은 단백질 신약으로도 AI 신약 개발의 영역을 확장하는 데 근간이 됐다고 평가받는다.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위고비’나 세계 1위 매출을 올리는 미국 머크(MSD)의 항암제 ‘키트루다’ 등 최근 수십조원의 매출을 내는 약물은 대부분 단백질 의약품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제약 및 의료 시장 규모는 지난해 209억달러에서 2029년 1484억달러로 연평균 48%씩 성장할 전망이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정보기술(IT) 기업도 양자컴퓨팅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자컴퓨팅 기술 발달로 신약 개발의 정확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영애 기자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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